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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7호 2005년 11월 22일 발행

THE KAIST TIMES http://kaisttimes.com

“바이러스 체이서, 수동검사하지 마세요”

오피스 파일, 무차별 삭제?

류승균 기자
한국과학기술원
대전광역시 유성구 구성동 373-1,
305-711, 대한민국

“바이러스 체이서를 사용하고 계신가요? 그렇다면 당장 설정을 바꾸세요.”

바이러스 체이서가 PPT, DOC 등 오피스 파일을 무차별 삭제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ara게시판에는 갑자기 작업해 놓은 PPT 파일이 삭제되었다는 글이 올라왔다. ara ID가 real인 한 학우는 “이번주에 있을 학회에서 쓸 PPT 파일이 삭제되었다”며 당혹감을 나타냈다. 이 외에도 많은 연구실에서 비슷한 사례가 제보되었다.

이에 다수의 학우들이 바이러스 체이서를 범인으로 주목하고 있다.

정보통신팀도 사태 파악에 들어갔다. 지난 17일부터 공식적인 피해 접수를 시작해, 이틀만에 24건의 피해 접수를 받았다.

1차적으로 피해 사례를 검토한 정보통신팀의 입장은 “가능성은 있다”이다. 정보통신팀 김진형 씨는 “확신할 수는 없다. 다만, 바이러스 체이서 수동 검사 이후에 오피스 파일들이 삭제된 점으로 보아 개연성은 있다”라고 말했다.

정보통신팀은 이와 같은 현상을 바이러스 체이서 제작사인 뉴테크웨이브 와 오피스 제작사인 마이크로소프트에 보고했다. 현재 마이크로스프트는 “오피스 프로그램이 오피스 파일를 삭제할 리는 만무하다. 바이러스 체이서로 인한 사례는 우리에게도 몇 번 보고되었다”고 전했다.

뉴테크웨이브는 18일 자사 연구소 엔지니어 4명을 우리 학교에 급파했다. 뉴테크웨이브 최신석 과장은 “최선을 다해 조사에 임하겠다. 차후 문제가 발견되면 피해자들에게 보상하겠다”고 말했다. 최 과장 등 4명의 엔지니어들은 현재 피해 PC를 점검하고 하드디스크를 수거해 정밀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따라서 바이러스 체이서 사용자들은 만약의 가능성을 대비해 즉각 설정을 바꾸는 게 좋다. 이번 문제는 모두 수동 검사에서 빚어졌다. 그런만큼 당분간 수동 검사를 하지 말아야 한다. 또한 수동 검사가 자동으로 실행되는 예약 검사도 중단해야 한다.

정보통신팀은 이를 위해 아래와 같은 수칙을 긴급히 발표했다. 

1. 먼저, 환경 설정에서 보안 설정을 ‘사용자 정의’로 설정한다.
2. 다음 치료 가능한 파일 항목을 ‘사용자에게 보고합니다’로 변경한다.
3. 마지막으로 예약 검사는 ‘사용 안함’으로 설정한다.

정보통신팀은 삭제된 파일의 복구를 도와줄 계획이다. 또한 자체 복구가 불가능할 경우, 뉴테크웨이브에서 전문파일복구업체 비용을 전액 부담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ara의 수많은 글타래만큼, 이번 사건은 심각해 보인다. 여차하면 수년간 연구했던 논문이 ‘쥐도 새도 모른 채’ 삭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학생자치단체에서도 목소리를 냈다. 대학원총학생회는 포탈 게시판을 통해 “이번 사건이 연구에 전념해야 할 학우들에게 불안감을 안겨다 주고 있다"며 조속한 실태 조사를 촉구했다.

바이러스 체이서는 우리 학교가 공식적으로 단체 구입한 바이러스 백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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