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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7호 2005년 11월 22일 발행

THE KAIST TIMES http://kaisttimes.com

총학, 학우들에겐 아직 ‘계륵’?

류승균 기자
한국과학기술원
대전광역시 유성구 구성동 373-1,
305-711, 대한민국

학부총학생회(이하 총학)는 분명 학생의 대표자다. 하지만 총학이 진정한 대표자가 되기 위해서는, 먼저 일반 학우들이 그들을 잘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우리 학우들은 총학의 활동을 얼마나 잘 알고 있을까? 또한 총학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본지에서는 이 문제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 지난 18일 학부생 168명을 대상으로 총학에 대한 인식을 알아보았다.우리 학우들은 자신들의 대표 기구인 총학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설문 조사 결과를 통해 살펴보도록 하자.

총학은 필요하다.

총학에 대한 학우들의 관심은 한마디로 ‘보통’ 수준으로 드러났다.

1번 문항, “총학이 진행하는 일에 대해 얼마나 아십니까?”에 가장 많은 33%의 학우들이 ‘보통’이라고 답했다. ‘안다’는 답변과 ‘모른다’는 답변은 각각 28%로 같았다. 이런 수치는 평소 총학이 진행하는 행사 참가율보다는 높은 수준이나 크지 않은 캠퍼스에서 1/4의 학우들만이 총학 사업을 안다고 답한 점은, 정책 홍보 미흡과 이로인한 총학 사업에 대한 학우들의 무관심을 보여준다.

총학을 잘 알지는 못하지만, 그 필요성에 대해서는 거의 모든 학우들이 동의했다. 2번 문항, “총학생회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십니까?”에 4%를 제외한 모든 학우들이 ‘필요하다’라고 답했다.

투표는 하지만 관심은 없다?

학우들의 차기 총학에 대한 관심도 꽤 높았다. 3번 문항, “차기 총학생회 투표에 참여하실 계획이 있습니까?”에 ‘관심이 있으므로 참여한다’란 답변이 61%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관심은 없으나 참여한다’는 24%로 그 뒤를 이었다. 이 둘을 합치면 85%로 학우들의 투표 참여 의향은 매우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 학우들의 참여 의식은 타 학교에 비해서도 높은 수준이다.

물론 여기에도 문제점이 있다. 투표를 하겠다고 대답한 응답자의 1/3이 관심은 없지만 투표는 하겠다고 답했다.

총학 홈페이지, 들어가 보셨나요?

올 가을, 총학에서는 홈페이지를 개편했다. 현재 총학은 이 홈페이지에 사업 내역을 실시간으로 올리고, 행사 사진을 올리는 등 꾸준하게 관리하고 있다. 또한 홈페이지 홍보도 현수막 등을 통해 대대적으로 진행했다.

하지만 6번 문항, “총학 홈페이지에 접속해 본 적이 있습니까?”란 질문에 절반이 조금 넘는 학우들만이 ‘있다’(52%)라고 답했다. 현재 여론 수렴이 인터넷 게시판을 통해서 이뤄지고, 사업 계획서가 홈페이지에 올라오는 상황에서 나머지 절반은 총학에 대한 아무런 정보도 필요로 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총학은 내 입장을 대변 못 해

또한 7번 문항, “불편사항은 어디에 호소하십니까?”란 질문에 ‘총학’이라고 대답한 학우들은 11%에 그쳤다. 그렇다면 왜 이런 현상이 벌어진 것일까?
이는 총학이 학우들의 의견을 제대로 대변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4번 문항, “총학이 나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다고 보십니까?”란 질문에 의견이 거의 반반으로 나뉜 상태에서, ‘아니다’란 대답이 53%로 47%의 ‘그렇다’란 답변에 근소하게 앞섰다. 이와 별도로 9번 문항에서, 총학이 진행해야 할 중심 활동을 묻는 주관식 질문에 많은 수의 학우들이 ‘학생 의견 대변’이라고 썼다.

결국, 학우들은 학생 의견을 대변하는 것을 총학의 가장 중요한 임무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총학을 자기 의견의 확실한 대변자로 믿지는 못하는 것이다.

8번 문항, “이번 총학이 추진한 사업 중 가장 잘 된 사업은?”이라는 질문에 50%의 학우들이 ‘행사 기획’이라고 답했다. 반면, ‘학생 의견 대변 활동’이라고 답한 수는 28%에 그쳤다. 결국 총학은 학우들에게 ‘행사 기획단’으로만 인식된 셈이다.

여론 수렴 창구의 부재

물론 모든 학우들의 의견이 다 같을 수는 없다. 하지만 절반이 넘는 학우들이 “총학이 내 입장을 대변하지 못한다”라고 생각한다면, 이는 총학의 의사 결정 또는 여론 수렴 과정에 문제가 있음을 의미한다. 앞으로 학우들의 의견이 다양하게 나뉘는 사안에 대해 총학이 입장을 표명할 때에는, ‘어떻게 학우들의 의견을 들었고’, ‘총학 내부에서는 어떤 식으로 입장을 결정했는지’ 명백히 밝혀 진정한 학우들의 대변자가 되어야 할 것이다.

잘 듣고, 잘 말할 수 있는 총학 기대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고 했던가. 지금 학우들은 총학이 필수적인 존재이며, 관심을 가져야 할 곳이라는 점에 동의하고는 있다. 하지만 학우들의 입장을 제대로 대변하지 못한 점에 실망하고 있다.

다음달이면 새로운 총학의 준비위원회가 출범한다. 이번 결과를 토대로, 학우들의 의견은 잘 ‘듣고’ 학교에는 그 의견을 잘 ‘말’할 수 있는 총학이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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