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 2월 1일 창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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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7호 2005년 11월 22일 발행

THE KAIST TIMES http://kaisttimes.com

일상생활의 활력소, 온라인만화

김태훈 기자
한국과학기술원
대전광역시 유성구 구성동 373-1,
305-711, 대한민국

요즈음 캠퍼스 내에 온라인만화 열풍이 뜨겁다. 미디어다음에서 인기리에 연재되었던 강도하의 ‘위대한 캣츠비’나 강풀의 ‘타이밍’이 대단원의 막을 내리자 캠퍼스 내에서는 삶의 낙이 하나 없어졌다며 한숨을 내쉬는 학우들이 여기저기서 보인다.

위대한 캣츠비의 패널화

또 에 가보면 ‘오늘 츄리닝 이해가 안되요’나 ‘오늘 트라우마 대박입니다’와 같이 온라인만화에 대한 평가가 달린다. ‘고작 만화에 대해서 저렇게 진지한 모습을 보일 필요가 있나’라는 의견이 있을 수도 있겠다. 하지만 온라인만화가 학우들에게 하나의 문화라는 사실을 알면 그들의 행동도 이해가 될 것이다. 온라인만화 곳곳에 배어있는 유머덕분에 바쁜 생활 속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는 우리들이기 때문이다.

온라인만화란?

종이에 인쇄된 오프라인만화와는 달리 모니터를 통해서 보는 즉, 온라인에서 연재되는 만화. 그것을 온라인만화라고 한다. 다음이나 파란과 같은 포탈사이트에 연재되는 만화를 예로 들 수 있겠다. 여기서 스포츠신문에 연재되는 만화들도 온라인만화에 포함시켜야 하는지에 대한 의문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학우들은 스포츠신문에 연재되는 만화들을 종이를 통해 보지 않고 인터넷으로 보기 때문에 그런 만화들을 온라인만화에 포함시켜도 큰 문제는 없을 것이다.

다양한 온라인만화

수많은 온라인만화는 우리의 삶을 즐겁게 하고 있다. 이런 온라인만화들의 특징에 따라서 크게 세 유형으로 나눌 수 있다.

1. 에피소드 & 일기형:

이런 형식의 만화는 초기 온라인만화의 선두주자라고 말할 수 있다. 캐릭터, 관련 팬시, 책과 같은 다양한 형태로 재창조되어 초기 온라인만화가 발전하는 원동력이 되었다. 이런 에피소드&일기형은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리기 때문에 전문적인 만화가가 아니더라도 그릴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날에 있었던 사건이나 자기가 갖고 있던 생각을 바탕으로 일기형식으로 그려나가기 때문에 독자들로부터 많은 공감을 받고 있다. 지금은 캐릭터로도 널리 알려져 있는 ‘마린블루스’나 ‘스노우캣’, 우리 학교 졸업생이 그리는 ‘Drunken Monkey’ 등이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다.

2. 단편만화:

오프라인만화의 한 형식인 4컷만화의 온라인판이라고 할 수 있는 단편만화는 정해진 스토리는 없지만 그날그날 하나의 에피소드 속에 있는 반전을 통해 웃음을 준다. 이런 형식은 온라인만화 중 가장 많이 볼 수 있다. 대표적으로 ‘트라우마’와 ‘츄리닝’, ‘와탕카’를 들 수 있다. 게다가 고필헌 작가의(필명 메가쇼킹) 작품들은 반전 뿐만 아니라 뛰어난 언어유희로 색다른 웃음을 주고 있다.  ‘이런 젠장찌개’, ‘3분 애송이 수프’와 같은 메가쇼킹의 어록은 인터넷에서 화제가 될 정도로 큰 인기를 끌고있다.

Drunken Monkey.

3. 장편만화:

탄탄한 스토리가 매력적인 장편만화는 오프라인에서 장편만화를 그리던 작가들이 온라인으로 활동무대를 넓혀서 연재하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오프라인만화와 스토리와 구성은 큰 차이가 없다. 가장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이현세 작가의 ‘천국의 신화’를 들 수 있다. 오프라인에서 시작하여 연재된지 10년이 되어가는 이 만화는 음란성과 관련된 문제로 기소를 당하기도 했지만 법정에서 무죄판결을 받았고 여전히 연재를 하고 있는 대표적인 장편 만화이다. 우리 고유의 맛을 찾아가고 있는 허영만 작가의 식객, 강풀 작가나 강도하 작가의 작품들도 여기에 속한다.

우리는 왜 온라인만화에 열광할까?

우선, 온라인만화는 쉽게 접할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만화책을 사러 서점에 가지 않고, 컴퓨터 앞에서 클릭 몇 번으로 볼 수 있는 편리함이 있다. 또한 온라인만화가 양질로 나날이 발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강도하 작가의 ‘위대한 캣츠비’나 양영순 작가의 ‘1001’은 오프라인만화에서도 쉽게 찾을 수 없는 명작으로 평가된다.

강풀 작가의 ‘타이밍’ 마지막화에서 보여지듯이 온라인만화에는 분량에 제한이 없고, 작가가 마감시간에 크게 영향 받지 않기 때문에 작가들은 오프라인 만화보다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다. 또, 리플을 통해 독자들의 격려나 비판을 바로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독자들과의 소통이 원활하게 이루어진다. 따라서 작가와 독자들간의 공감대가 형성되어 독자들로부터 더욱 더 사랑받게 된다. 그 외에도 온라인만화는 오프라인만화에서는 찾을 수 없는 참신함이 가득하다. 누구도 예상치 못한 반전, 작가의 사랑, 이별, 생각, 취미와 같은 사생활을 다루는 만화는 독자들에게 흥미를 더한다.

그밖에 대부분의 온라인만화가 올 컬러라는 점이 영상에 익숙한 우리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온라인만화의 미래

현재 오프라인만화는 침체되어 있다. 1990년대 30여 종이 넘던 만화잡지가 현재는 30%밖에 남아있지 않다. 남아 있는 만화잡지마저도 일본 만화연재가 상당수를 차지한다. 이렇게 오프라인만화가 침체된 시점에서 온라인만화가 우리나라 만화의 해답이다. 이 시점에서 온라인만화가 발전하려면 우선, 좋은 작가들이 늘어나야 한다. 젊은 작가들은 장편 제작에 어려움을 느끼고, 중견작가들은 디지털 제작 능력과 색채 감각이 부족하다.

실제로 난감툰을 그렸던 송대영 작가가 난감툰 마지막화에 밝혔듯이, 오프라인에서 활동하던 만화가들이 온라인으로 전업할 때 가장 큰 벽 중 하나가 색을 입히는 것이라고 한다. 이런 어려움들을 ‘온라인만화창작소’등을 통해 개선해 나간다면 더욱 발전된 만화들이 탄생하고, 만화를 사랑하는 독자들은 늘어날 것이다. 또한 온라인만화가 마감시간에 비교적 자유롭다해도 마감시간은 독자와의 약속기 때문에 철저히 지켜져야 한다. 이에 독자들도 좋은 매너를 보여야 한다. 리플에는 원색적인 비난이 아닌, 대안이 있는 적절한 비판과 격려를 해야한다. 작가와 독자가 함께 노력할 때, 온라인만화는 한층 더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온라인만화에 대한 여러 궁금증을 풀기 위해서 김원 미디어다음 만화속세상 담당자와 여러가지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다.

김태훈:

온라인만화가 언제부터 활성화 되었다고 보시나요? 

김원:

정 확한 시기는 없습니다. 출판만화를 스캔해서 사용자 끼리 주고 받는 것도 온라인 만화라고 할 수 있으니까요. €활성화라고 한다면 심승현 작가의 파페포포나 강풀작가의 순정만화가 사람들 속에 각인되던 시절이 아닐까 싶습니다. 약 2년 전으로 기억합니다.

김태훈:

만화 담당부에서 하는 일은 무엇입니까? 작품에 대해서는 어느정도 관여를 하시는지요? 

김원:

저 희가 하는 일은 작가 선정 후 작가와 작품 컨셉트에 대한 논의, 프로모션 그리고 약간의 매니징, 업데이트. 이 정도가 저희가 하는 일입니다. 작품에 대해 콘티를 짠다는 것은 작가의 영역으로 저희가 관여하지 않습니다. €저희는 작가의 스타일을 보고 ‘이러이러한 만화를 그려보는 것은 어떻겠냐’라는 틀만 주고 나머지는 작가에게 일임합니다. €엄밀히 말하면 작품 선정이라기보다는 작가 선정이겠지요. 편집 또한 작가의 영역입니다.

김태훈:

그러면 작가는 어떤 식으로 선정이 되는 것인가요?

김원:

작 가들이 직접 전화를 해서 원고를 보내주기도 하고 담당자가 서핑을 통해 가능성이 보이는 작가에게 개별적으로 접촉하기도 합니다. 또한 미디어다음의 경우 ‘나도만화가’ 코너를 통해 신인 작가가 데뷔하기도 합니다. 캐러멜 ‘남아돌아’, 김달님 ‘아이가 필요해’, 노란구미 ‘돈까스 취업’, 풍경 ‘에스탄시아’는 ‘나도만화가’ 코너를 통해 데뷔한 작가들입니다.

김태훈:

온라인만화에서 €가끔 오타나 맞춤법이 틀린 단어가 나오는데요, 교정과 편집은 어떻게 하는지 궁금합니다. 

김원:

오 타 및 맞춤법이 틀린 경우도 있지만, 독자들이 잘못 알고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때로는, 작가가 현실성을 부여하기 위해 일상용어를 쓰기도 하는데 때로 독자들이 교과적인 기준으로 잘못된 표현이다라고 지적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적하신 바와 같이 오타 및 맞춤법이 틀린 경우도 있습니다. 보통은, 작가가 먼저 1차 교정을 보고 2차 교정은 담당자가 봅니다. 그러나 업데이트 독촉과 늦은 마감으로 인해 이러한 작업이 철저하게 진행되고 있지는 못합니다. 마지막 교정은 독자이겠지요. 리플에서 많은 지적을 해 주십니다.

김태훈:

말씀하신대로 온라인만화에서는 리플들이 많이 달리는데, 이 중 악플에 대처를 어떻게 하시는지 궁금합니다.

김원:

악플도 작가에게 창작 동기를 주고는 합니다. 광고 외에는 독자들의 리플에 대해 관여를 거의 하지 않습니다.

김태훈:

마감시간을 안지킬때는 어떻게 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예를 들어 강풀씨의 ‘타이밍'이나, 강도하씨의 ‘위대한 캣츠비 '같은 경우에는 마지막으로 갈 수록 마감시간을 자주 넘긴 것으로 기억하는데요.

김원:

두 작가 모두, 연재를 시작하기전에 콘티를 다 짜놓고 시작하는 작가분들입니다. 안 지킨다기 보다는 못 지킨다는 표현이 맞을 것 같습니다. 마감이 늦어지는 경우에는 저희도 어쩔 수 없습니다. 작가에게 수시로 마감 예정시간을 물어보고 그에 따라 독자들에게 최소한의 공지를 하는 정도입니다. 마감이 늦는 이유는 여러가지 입니다. 웹으로 하는 작업이기 때문에 컴퓨터에 문제가 발생할 수 도 있고, 콘티대로 그린다 하더라도 작가 본인의 욕심에 따라 원고가 늘어나기도 줄어들기도 하기 때문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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